노원신문

조총련계 축구선수 노원험맬 고상덕, 정이세

100-b 2009. 1. 22. 13:25

▲ 일본에서 온 조총련계 청년 축구선수 고상덕, 정이세

 

일본에서 온 조총련계 청년의 노원 정착기

북조선국적 고상덕의 20개월, 한국국적 정이세의  2개월


누구나 자신이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려간다. ‘꿈은 이루러진다’는 희망이 추진력이 된다.

극복할 수 있는 시련이라면 그것은 단련의 과정이 되련만 기회를 얻는 것 자체가 막힌 이방인이 있다. 일본사회에 있어서 조총련계는 2중, 3중의 벽이 가로놓여 있다. 그래서 그들은 나고 자란 일본 땅을 포기하고 노원의 먼지나는 운동장을 선택했다. 노원에서 축구의 꿈을 이뤄나가는 고상덕, 정이세의 2009년은 ‘희망’이다.


월계동 험맬코리아 본사사옥 5층은 선수들의 합숙소. 인근에 축구의 명문이었던 광운대가 있고, 선수들의 고향같은 연습장인 광운공고 맨땅운동장이 있다. 

새해를 맞은 3일 토요일에도 어느날과 마찬가지로 새벽부터 단체운동이 있었다. 그래도 토요일은 좀 느긋한 날, 오전운동이 끝나면 일요일 오후까지 훈련이 없는 휴식시간이다. 이 시간동안 다른 선수들은 집으로 외박을 가거나. 아니면 시내로 쇼핑이라도 다녀온다.

하지만 고상덕(미드필더 27세)과 정이세(골키퍼, 28세)는 자기들만의 공간인 합숙소에 남아있다. 한국에서 3년차를 맞는 고상덕선수는 “잘 못노는 편이라 밖에 나가지 않는다. 지금은 놀 때가 아니다. 축구 잘하고 나서 놀겠다.”고 말한다. 지난해는 부상으로 맘 고생이 더 컸던 고상덕선수에게 지난해는 적응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도전하는 해’로 정했다.

서울에 온지 2달째인 정이세선수도 “여러 사람들이 다시 생각하라고 말렸지만 축구하려고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왔다.”며 외롭지도, 힘들지도 않다고 한다.

두 선수는 재일교포 3세. 자라는 동안 소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민족교육을 받은 조총련계 출신이다. 북한의 국가대표인 정대세의 친구인 고상덕은 현재 국적이 북조선이다. 정대세의 친형인 정이세는 한국국적.

조총련계 민족학교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축구소조가 있어 축구를 시작한다. 전문선수를 키우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체육활동의 연장이다. 그래서 동경의 조선대학교에는 민족학교 출신의 선수들이 다 모인다. 정이세와 정대세, 고상덕이 선수로 활약하던 때는 동경리그의 상위리그인 간또리그 1부 클럽으로까지 실력있는 팀이다.

일본축구는 유소년부터 학생, 실업, 프로까지 다양한 리그가 있고, 팀만해도 우리나라의 10배가 넘는다. 축구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춰있지만 ‘조총련’이라는 출신은 한계가 만만치 않았다. 정이세선수는 그래서 운동을 포기했다가 ‘노원험맬’을 만난 것이다.

대학축구연맹 회장이자 스포츠기업 험맬코리아 회장인 변석화구단주가 북한대표팀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스폰서하면서 인연이 되었고, 교류전을 위해 자주 일본을 다니는 길에 주변의 소개로 조종련계 선수들을 보게 된 것이다. 변석화구단주는 “조총련계 재일교포 일본사회에서 많은 차별을 감수하며 운동을 한다. 완벽하게 뛰어난 실력이 아니면 성장자체가 곤란한 실정이다. 능력이 있으면서도 아쉬워하는 친구들을 위해 기회를 주고자 했다. 노원험맬축구단을 계기로 실력을 인정받아 프로리그로, 국가대표로 성장한다면 좋은 일이다. 북한의 대표선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올해도 또 다른 한 선수가 입단 테스트를 받기로 했다고 한다.

재일교포선수들의 한국진출은 현재 3세대가 된다. 2000년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켜 국가대표까지 했던 박강조선수가 처음이었고, 2006년에는 북한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안영학이 다시 문을 열었다. 안영학이 모델이 되어 2007년 여름 고상덕이 K리그의 꿈을 키우고 있다. 재일교포 진출 3세대는 험맬이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고상덕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축구는 똑같다. 다만 한국이 연습량이 많아 처음엔 힘들었는데 이젠 적응되었다. 지난해의 부상은 다 극복했으니까 프로선수가 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도전의지를 다졌다.

정이세는 “우선 이팀에서 시합에 나갈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다름팀과 경기하면서 실력을 평가받아보고 싶다. 우리팀이 우승하고, 프로도 되고, 국가대표까지 하고싶다.”며 당당히 꿈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두 선수는 “조선학교에서 배운 한국사람은 일본에게 지지 못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할수 있다.”며 한민족임을 자랑스러워 했다.

▲ 숙소 옥상에 마련된 연습장에서

▲  백광현 기자

100-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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