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신문

노원신문 사설 : 어느 구의원의 눈물

100-b 2008. 12. 18. 17:32

지방자치의원의 눈물
 
 
 
 

연말이면 정치권이 공식적으로 공개석상에서 뜨거운 싸움을 벌인다. 행정집행부서에 대한 의회의 행정감사가 이뤄지고, 이어서 행정수장의 정책방향의 정당성을 따지는 질문공세가 펼쳐진다. 그 총화가 예산안 의결로 마무리된다.

의회의 대표인 국회도 연말이면 시끄럽다. 금뺏지를 단 양반들이 드잡이를 하고, 상소리를 하고, 몸싸움도 한다. 그것이 국민을 위한 행동인지 몰라도 사실, 국민들의 눈에는 그 모양새가 심히 창피하고, 화나는 일이다. 올해는 그나마 경기가 불안해서 그런지 감세안, 사회간접자본 투자예산 등 싸울만한 일이 많음에도 아직까지 국민들을 부끄럽게 하는 일을 벌이지 않고 있다.

지방의회의 연말 정례회도 긴장감은 국회 못지않다. 노원구의회에서도 행정감사를 진행하면서 구청 집행부의 자료미비로 정회를 몇차례 겪었고, 야간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구청장의 밀어붙히기식 정책수행에 대한 지적과 이에 대한 구청장의 소신발언으로 구정질문 때에도 불꽃이 일었다. 막대한 자금이 투여되는 문화분야에 대한 예산삭감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었다. 의회에 참석하는 공무원의 자세에 대한 지적에 이어, 집행부 간부의 본회의 출석표까지 작성하라는 요구도 있어 술렁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벌어진 김종기의원의 눈물발언은 숙연함을 주었다.  “9월부터는 민생체험의 일환으로 지역구내의 택시회사에서 택시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지역의 주민생활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야간의 택시운전은 잠 많이 자보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힘든 일이었습니다. 우리 주민들은 집을 나서는 본 의원의 뒤를 보면서 뭐라고 혼잣말을 할까?” 발언에 나선 김종기의원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순간 의석의 동료의원들도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발언시간을 넘기며 그대로 서 있는 김의원을 제지하지도 않았다.

이어 김치환의원은 “공무원으로 25년간을 근무하다가 구의원 하고 있습니다. 혹자들 ‘돈 벌려고 구의원 하느냐?’ 묻는데, 동네 잘 살게 하고, 같이 어울리고, 아름다운 동네 만들려고 왔는데 또 최소한의 생활은 되어야겠다는 얘기입니다. 돈 있는 사람만 구의원하라는 얘기 아닙니까? 노원구청을 견제하는 데 있어서 너무나 마음 조이고, 또 깎아내리고, 또 발목잡기 한다면 저희들이 누구를 감시하겠습니까? 여유 있게 봐주시고 진정한 박수도 보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원구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내년도 노원구의원의 의정비를 연간 3776만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2120만원이던 의정비를 현실화 한다는 차원에서 2006년 유급화된 후 5480만원까지 올랐다가 이번에 대폭삭감된 것이다. 더구나 서울시에서 예산규모 2위, 인구규모 2위에, 복지수요는 1위인 노원구정을 살펴볼 때 뒤에서 2번째인 의정비 결정은 구의원들의 뒷모습을 너무 쓸쓸하게 한 것이다.

권한과 책임, 의무와 역할은 법으로 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뽑은 의원의 보수는  주민들 자신이 결정하라는 지방자치제도는 결국 행정부 견제를 해야할 주민들끼리 무리를 지어 견제하라는 논리이다.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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