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에서 성장하는 일꾼의 굳센 의지
6·3 지방선거가 채 석달이 남지 않았다. 주민을 대표해 헌법에 의거 지방자치단체에 부여된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는 등의 의사를 결정하고, 자치권의 집행을 감시하는 지역일꾼을 뽑는 일이다. 어떤 인물들이 등장해 어떤 미래를 펼칠지 자못 기대된다.
선거는 예측이 틀릴 수 있지만 일 잘할 사람을 뽑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희망을 의미한다. 그러려면 유권자가 먼저 바른 눈을 가지고 옥석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 제대로 판단받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주민들 앞에 나타나 공손히 인사하고, 능력의 일부라도 보여주었어야 하는데, 사실 명함 한 장, 구호 하나로 정당만 보고 찍는 깜깜이 선거라 아쉬운 측면이 있다. 출마하는 선거구에 최소 1년 이상 거주하고, 정당활동을 1년 이상 한 당원만 공천하는 최소한의 규정이 있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모두 지방의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노원구는 지역에서 일하면서 성장하도록 젊은 정치신인을 키워내는 지역이다. 이번에도 오승록 구청장이 불출마선언을 하자 서준오, 송재혁 시의원이 사직하고 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지금까지 거론된 인물이 모두 민주당 인사라는 점은 짚어두어야 한다. 민주당은 그런 성장의 단계를 통해 정책을 개발하고 인재를 조련한다. 단련된 구의원들이 시의원으로, 시의원이 구청장에 도전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혹자들은 이를 ‘고인 물’이라고 하고, 그들만의 ‘카르텔’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고리를 깰 도전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지역에 물산이 적으면 수입하는 게 경제적이라지만, 밭을 갈지 않고 무슨 돈으로 쌀을 살 것인가? 사람을 키우지 않고 외부 영입으로 대응하는 선거는 요행을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 소속의 노원구의원은 현재 9명이다. 현역 시의원 2명이 있는 선거구를 제외하더라도 4명은 시의원에 도전할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그러면 젊은 정치신인에게도 활로가 열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물줄기가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는 모양이다.
현재 구의원 선거는 각각 3명을 당선시키는 6개의 지역구 중선거구와 3명을 뽑는 비례대표 선거로 이뤄진다. 현행 체계에서는 거대양당의 ‘가’후보는 모두 무난하게 당선되고,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나’번이 경쟁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정당에서는 정치신인, 특별공천에 ‘가’번을 부여하는 대신, 후보의 선거운동을 제한한다. 인지도 있는 후보를 ‘나’번으로 공천하고 힘을 몰아준다. ‘나’번 후보가 당선되어야 이기는 선거다.
현재의 선거 판세에서 야당의 우위를 점치는 유권자는 없다. 국민의힘 ‘나’번 후보가 9대 손명영 구의원처럼 당선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현역 구의원들이 인지도와 경력을 내세워 ‘가’번을 요구하고 있다. 시의원 후보로 나서는 이는 없고, 정치신인의 등장은 막아 세우는 고인 물이 되고 있다.
예측이 틀릴 수 있지만 일 잘할 사람을 뽑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보자는 희망을 포기해선 안 된다.